(사진: 2026년 2월 11일, 트레바리 안국아지트에서 열린 북토크 장면)
“나는 어른인가?”
최근 <어른의 말>(2025년, 미류책방) 저자 김민희 작가(톱클래스 편집장)와 트레바리에서 이 질문을 놓고 북토크를 했습니다. 언론인으로서 20여년 동안 700여명과 인터뷰를 한 김민희 작가는 그 중 12편을 모아 책을 냈는데, 2024년 제가 그와 했던 인터뷰가 그 중 한 꼭지로 실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어른이란 심리적 어른(psychological adult)을 뜻합니다. 이 질문은 40대에 저를 돌아보면서 했던 질문이고, 2023년 개인전(저의 또다른 직업은 목수입니다) 전시 제목을 어덜트(adult)로 잡았을 정도로 제게는 지금까지도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올해 여름경 미국에서 Becoming a Self-Differentiated Leader(출판사: Routledge)라는 책을 공저로 출간하게 되는데요. 이 책 역시 심리적 성인과 리더십의 관계를 깊이있게 다룬 책입니다(국내에서도 번역 출간을 추진중입니다)
북토크를 준비하며 메모했던 것을 정리해 봅니다. (참고로, 본 글은 최근 경력채용플랫폼 리멤버앱 개편과 함께 게재했던 글입니다)
- Why? 왜 나는 어른이 되고 싶을까?
연봉과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오르면, 경제적 독립을 하면…, 나이를 먹고 바라던 학교와 직장에 들어가면, 승진을 하게 되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루면 불안이 줄어들게 될까? 서른에 뒤늦게 시작한 직장생활. 창업하여 독립하기 전까지 10년간의 직장 생활 동안 연봉은 10배 넘게 올랐고, 인턴으로 시작한 업계 최고 글로벌 기업에서 사장까지 되었고, 매년 실적은 최고였지만, 불안은 늘 내 곁에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불안과 갈등 -내 안의 갈등, 남과의 갈등-은 늘 내 옆에 함께 할 것이다. 죽는 날까지.
불안 자체가 문제일까?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심리 코칭(10년이 지난 지금도 매달 받고 있다)을 통해 어린 시절 내가 불안할 때 반응했던 방식이 성인이 되어서도 달라지지 않고 여전히 과거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갈등을 회피하거나, 나의 의견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서 혼자서 끙끙대는 모습이었다.
법적 성인이 훨씬 지난 40대에 나는 <위쪽으로 떨어지다> (국민북스, 2018년)의 저자 리처드 로어가 말한 ‘충실한 군인(Loyal Soldier)’으로서 부모, 선생, 선배가 알려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나 규칙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살아왔으며, 내가 실은 ‘심리적 유아기’에 정체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의 신체나 사회적 정체성, 즉 외부 ‘하드웨어’는 성인이 되어 있을지 몰라도 내 안의 내부 운영 시스템(Internal Operating System)은 수십년 째 업그레이드 되지 않은 상태로 있었던 것이다.
<어른의 말>에 참여한 ‘공부하는 노동자’ 한동일은 공부란 “어제의 자신으로부터 벗어나는 것”(90-91쪽)이라고 말했는데, 나는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을지 몰라도 내 마음은 ‘초등학교’ 시절에 머물러 있었다.
왜 나는 심리적 어른이 되고 싶었을까? 내 마음의 운영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야 평생 함께 하게 될 불안과 갈등에 대처하는 나의 방식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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